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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팩스 생활

캐나다 학교 배구팀 (Varsity / Junior Varsity) 활동하기

by debonair1 2025. 1. 27.

막내가 중학교 때에는 학교 배구팀에서 활동을 하긴 했지만 그다지 경쟁적이거나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올라오니까 분위기가 꽤나 살벌해 보였다. 학교 규모가 크고 다운타운에 위치하면 학교 운동부에 들어가는 데 경쟁이 심한 것 같다. 학교 대표팀은 varsity라고 하고 규모가 큰 학교는 2군 같은 개념으로 junior varsity (JV라고 줄여말한다)까지 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핼리팩스에서도 운동부 들어가기가 매우 경쟁적인 학교로 알려져 있다.

 

학교가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아무래도 핼리팩스 다운타운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중학교 때 학교팀에서도 캡틴을 하고 클럽에서도 캡틴을 했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10학년 올라와서 도전한 varsity tryout에서 떨어졌다. 여름방학 때 연습을 좀 하고 준비를 시켰어야 했던 것 같다. 1차에서는 붙었는데 2차에서 떨어져 버렸다. 우리 아이보다 잘하는 애들도 떨어진 걸 보니 쉽지는 않은 일 같았다. 키도 크지 않아서 아마 더 불리했던 것 같다. 막내 말로는 배구 코치들은 키 큰 애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떨어지고 울며 속상해하는 아이를 보니 다른 캐나다 부모들처럼 제대로 서포트를 못해줘서 저렇게 됐다 하는 마음에 나도 기분이 안 좋았다. 어쨌든 다행히도 JV에는 수월하게 붙어서 한시름 놓았다. 같이 배구하는 친구들 중 JV도 안 된 애들도 있어서 정말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학교 밖에서 하는 클럽은 age group으로 운영이 되지만 학교 배구팀은 학교 전체의 대표팀이기 때문에 G10부터 G12까지 선수들이 섞여 팀을 이루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색다른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11, 12학년이 주가 되어 경기를 이끌지만 우리 막내도 10학년인 것에 비하면 playing time도 많이 갖고 너무 잘해줘서 시즌 내내 정말 행복했다. 다른 부모들로부터 너무 잘한다는 칭찬도 많이 듣고 어깨가 으쓱한 경험을 많이 했다.

 

학교 배구 시즌은 9월에 입학하자마자 tryout 하고 선수 뽑고 일주일에 2번씩 11월까지 두 달 반 정도 연습을 하고, 중간중간 학교들이 개최하는 토너먼트에 참가한다. 막내 학교도 토너먼트를 열었는데 다른 학교들을 초청해서 개최를 하고 학부모들에게 음식 기부를 받고 학부모들이 자원봉사로 canteen에서 음식을 판매한다. 나는 생수, 바나나, 귤을 기부했고 식빵에 마가린을 바르며 열심히 grilled cheese를 만들었다. 한 50개는 만든 것 같다.

 

캐나다 문화 중에서 우리나라와 정말 많이 다르다고 느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학부모들의 봉사, 기부 문화이다. 캐나다에서는 데이케어에서부터 초, 중, 고등학교, 그리고 스포츠 클럽에 이르기까지 행사를 개최하거나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면 당연하다듯이 학부모에게 물품 기부와 봉사를 부탁한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누가랄 것 없이 다투어 기부와 봉사를 한다. 속사정이야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모두들 그런 것들을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고 진심으로 즐기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봉사를 부탁해야 할 일도 많지 않지만 그럴 경우라도 지원 인원이 모자라거나 지원자가 없거나 해서 교사로서 곤란했던 적이 종종 있었는데, 캐나다의 이런 문화가 참 좋아 보이고 부럽기도 하다.

 

토너먼트와는 별개로 11월 말까지 지역 학교 JV들끼리 게임을 해서 상위권에 오른 학교들은 노바스코샤 provincial에 참가하게 된다. 막내가 속한 학교는 JV였지만 워낙 경쟁이 심한 학교의 JV이다 보니 아이들이 실력이 좋아서 다른 학교 JV와 비교가 안되게 실력이 좋았다. 그래서 지역 순위 1위로 노바스코샤 고등학교 JV들이 겨루는 provincial에 출전하게 됐고 거기에서 금메달까지 땄다. 11학년에는 JV 말고 Varsity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뜻대로 될지 내년에는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JV는 Varsity에 비해 관심도 덜 받고 연습 시간도 더 적고 전반적으로 학교의 관심과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내년에는 꼭 vasity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학교 배구팀 (Varsity / Junior Varsity)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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